Y house. Yeongyang. 2022–2024
가족을 위한 집짓기, 영양 네 번째 집
남매를 둔 건축주 부부는 삶의 질을 높이고자 집짓기를 결심했다. 이들은 가족을 위한 공간이 외부에서는 단단하고 단순하되, 내부에서는 따뜻하길 바랐다. 새로 들어설 상가주택이 소도시의 거리 풍경에 잔잔한 변화를 주기를 원했고, 특히 주택은 외부로는 닫혀 있지만 내부로는 열린 구조이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적인 집짓기가 되기를 바랐다. 계획 과정 전반에 걸쳐 아이들에게 더 나은 주거 환경을 마련하고자 하는 이들의 진심 어린 의지가 느껴졌다.

소도시에 자리 잡은 작은 매스
부채꼴 형태의 대지는 영양읍 중심을 가로지르는 중앙로와 동부천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대지는 도시의 거리와 하천을 향해 서쪽으로 열려 있으며, 비교적 변화가 적고 보수적인 분위기의 거리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길 바랐다. 단순한 형태를 통해 주변의 무질서한 환경 속에서도 또렷한 존재감을 가지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건축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 되도록 했다. Y HOUSE는 도시로 열린 1층 상가와 회색 타일 벽돌로 마감된 닫힌 볼륨의 2층 단독주택으로 구성된다. 임대공간의 효율적인 배치를 위해 주택의 출입은 동측 대지 경계를 따라 이루어지며, 이때 외부 계단은 작은 매스에 틈을 형성하고 전이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두 개의 벽
건축에서 벽은 공간의 경계를 짓고 위계를 나눈다. Y HOUSE에는 외부와 내부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 두 개의 벽이 동선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장치로 작동한다. 외부의 유로폼 노출콘크리트 벽은 동측 인접 대지와의 경계를 만들며, 하나의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사이 공간에 배경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주택으로 이끈다. 이 벽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동산의 초록 풍경을 마주하게 되고, 이후 현관을 지나 실내에 들어서면 내부에 자리한 두 번째 벽을 마주한다. 오크무늬 템바보드로 마감된 이 벽은 내부를 가족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으로 나누면서 시선을 자연스럽게 내부 깊숙이 끌어들인다. 동시에 이 벽은 실내 주동선을 암시하고, 주택의 주된 배경 역할을 한다.

명료한 공간
템바보드 벽을 따라 가족공용 공간인 식당과 거실이 길게 배치되어 있다. 각 공간은 이 벽에 접하며 명확한 평면을 갖도록 계획되었다. 천장의 높이를 조절해 공간 간 연결감을 부여하고, 하나의 공간 안에서도 반자 높이를 달리해 공간감에 풍부함을 더했다. 특히 가족공용 공간은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외부로 시선이 확장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남향 발코니를 계획했다. 반면, 북측 공간에는 천창을 두어 자연광을 끌어들여 단점을 보완했다. 내부 마감은 백색을 기본으로 절제된 재료를 사용해 거주자가 중심이 되는 공간이 되도록 했으며, 수납공간을 충분히 마련해 생활의 편의성 또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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